5년 전에도 9월 14일이 월요일이었고 9월 15일이 화요일이었다. 2015년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6일 동안 국제 FOSS4G 대회를 서울에서 치르며 즐겁고 재미나게 놀았던 것 같다.
조직위원장으로 이 대회를 유치하고 개최하며 참 많은 경험과 성장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영광스러운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 중이다. 6일 동안의 대회를 성공적으로 모두 마치고 2015년 9월 20일 일요일 아침 호텔 창 밖으로 뜨는 해를 바라보며 맥주 마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모든 게 끝나고 몰려오는 허탈감과 허무함이 붉은 하늘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더랬다.
돌아보면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 근데, 가족에게는 참 미안했고 지금도 미안하다. 그때 영국 살았는데 조직위원장이라 뻔질나게 한국 들어와 대회 준비하느라 몇주씩 집을 비우니 아내고 애고 많이 힘들었다. 아내는 출근하며 애를 학교에 보내고 퇴근하며 애를 픽업하는 생활을 계속 반복해야 했고, 애는 아빠가 없으니 학교 수업 끝나고 애프터스쿨클럽에서 엄마 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뭐 회사도 마찬가지였는데 사업이고 매출이고 다 내팽개친 상태라고 보는 편이 맞을 거다.
대회 치른 뒤 아쉬운 점은 이제야 국제대회 어떻게 치르는지 알 만하니 대회가 끝나버렸더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하면 정말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대회는 평생 다시 한국으로 오기 힘들 것 같고 더 재미난 국제대회나 찾아볼까 싶기도 하다. 대회를 유치하고 개최하면서 성장했던 점이 뭐였냐면, 예전에는 이런 새로운 경험이 스트레스이자 걱정이었는데 요즘은 새로운 경험이니 오히려 재밌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 ㅎ FOSS4G Seoul 2015의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우리 다시 뭉쳐서 더 재미난 행사 한 번 하시죠!
2020년 9월 15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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