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내랑 산책하다 착한 일 했다. 

 

천변 산책 중이었는데 앞에서 걷던 초로의 어르신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셨다. 다행히 시멘트 길로 넘어지지는 않았고 산책길 옆 잔디밭으로 쓰러지셨다. 걱정되어 달려가 상태를 살피니 의식은 있으나 몸 상태가 영 불편해 보였다. 몸에 큰 상처는 없었다. 괜찮으신지 물어보며 119에 연락 드릴지를 여쭈니 괜찮다며 부인께 연락해 달라고 하신다. 전화번호를 알려 주시길래 부인분께 전화를 걸어 상황과 함께 위치를 알려드렸다. 말로는 정확한 위치를 모를 수도 있겠다 싶어 지도앱에서 위치를 확인해 캡쳐해서 보내드리기도 했다. 

 

아내랑 어르신 상태를 지켜보며 부인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슬슬 비가 내린다. 안되겠다 싶어 아내랑 같이 어르신을 양쪽에서 부축해서 조금씩 그분댁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도중에 부인분을 만나 어르신을 인계해드렸다. 원래 몸이 안 좋으셨던 모양인데 오늘 혼자서 멀리까지 산책 나갔다가 일이 난 것. 

 

같은 상황에서 누구나 당연히 할 일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착한 일 했다는 기쁨과 만족감이 들며 이를 보상하기 위한 도덕적 면허 효과(Moral Licensing Effect)로 오늘 밤에 맥주 마시기로 맘 먹었다.

 

2022년 1월 22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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