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밥이나 음식을 같이 먹는 사람들을 식구(食口)나 동료(Companion)라 부르고, 장내 미생물 군집이 점차 비슷해지는 현상이 이들의 유대감과 관련 있을지도 모른다는 글을 남겼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손금이나 관상처럼 과거 미신으로 취급받던 영역이 현대과학을 통해 생물학적 표지(Biological Marker)로 재해석된 사례를 살펴보자. 


대표적 사례가 "약지가 검지보다 길면 돈을 잘 번다"는 소위 '검지-약지 비율(2D:4D Ratio)' 이론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등의 연구에 따르면, 런던 금융가 트레이더 중 약지가 긴 사람들이 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축구나 육상 선수 등 엘리트 선수에게서도 약지가 긴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약지가 검지보다 긴 이들은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고 모험을 즐기는 성향이 뚜렷하다. 검지-약지 비율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테스토스테론 노출이 많을수록 약지가 검지보다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관상학에서는 "기와장 같은 턱"과 "넓은 관골"을 가지면 장군감이라고 한다. 이는 진화생물학에서 '얼굴 가로세로 비율(fWHR, facial Width-to-Height Ratio)'과 관련되어 일부 입증된 사례로 꼽힌다. 사춘기 시절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광대뼈와 턱이 발달해 얼굴이 좌우로 넓어진다. 높은 fWHR은 '남성적' 성향의 표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된다. fWHR은 남성성만이 아니라 공격성, 성취욕, 추진력, 권력 추구 및리더십 성과와도 연관성이 높다고 조사되었다. 실제로 포춘 500대 기업 CEO들을 분석했을 때, 얼굴이 넓은 유형이 더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는 경향이 발견되기도 했다. 


손금 볼 때 특이한 운명선으로 해석되는 단일손금(소위 원숭이손금)은 실제 의학적 진단 가치가 있다. 이 손금은 다운증후군 환자의 45%에서 발견되며, 태아 알코올 증후군, 묘성증후군, 클라인펠터 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등 여러 염색체 이상과 연관된다. 주의할 점은 이 손금이 있다고 해서 어떤 질환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인에게도 나타난다. 


거울을 보며 내 얼굴 가로세로 비율(fWHR)을 가늠해 보니 내가 왜 포춘 500대 기업 CEO가 못 되었는지 이제야 좀 과학적으로 납득이 간다. 다만, 약지가 검지보다는 길다. 자, 이제 손금이 이길 것인가? 관상이 이길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2026년 4월 30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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