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통스럽다. 페북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는 화려하고 행복한 타인의 삶이 가득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들 또한 남모를 걱정과 고통에 시달린다. 삶이 고통인 이유는 단순하다. 삶이 내 맘대로 안 풀리기 때문이다. 인정하자. 자식이든 배우자든 부모든 회사든 건강이든 돈이든 주변의 뭐든 뭐 하나 내 맘대로 안 된다.
자식이 스스로 공부 잘 하고 좋은 대학 가기를 희망하고 가능한 모든 자원을 쏟아부으며 진심 미래를 걱정해서 좋은 말 몇 마디를 건네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대화의 단절이다. 배우자는 넌지시 던진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말았는지 계속 딴 이야기를 한다. 나나 배우자의 부모님은 중년의 바쁜 삶을 아는지 모르는지 뜬금없는 요구를 하곤 한다. 회사는 어떤가? 나만 열심히 일하고 남들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그저 워라벨을 즐기는 듯 보인다.
앞에 언급한 사례는 사실이 아니고 그저 '생각'일 뿐이다. '생각'과 '사실'은 다르지만 우리는 이 생각을 사실인냥 착각한다. 생각은 나쁜 씨앗이 되어 우리 맘 취약한 곳에 걱정과 불안의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치고 거대한 나무가 된 뒤 아예 울창한 숲을 이룬다. 우리는 그 숲에서 길을 잃는다.
불가에서는 '생각'을 단박에 끊으라고 가르친다. 우리 같은 범부는 불가능하다. 차라리 조금씩 연습하며 면역력 강한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편이 낫다. 우리는 어떻게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할까? 건강한 몸을 위해 우리는 균형 잡힌 영양식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마음 또한 양식과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첫 번째 마음의 양식이자 훈련은 뭐니뭐니해도 책이다. 책은 마음의 '소울 푸드'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몰랐던 다른 세상과 교류하며 우리의 부족함을 깨달으며 이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희망을 그린다. 책은 어둠 속에서 삶의 길을 보여준다. 인류의 지식과 지혜는 숏폼이나 릴스가 아니라 모두 책에 있다. 수천 년 동안 우리 선조들은 책에 기대어 격변에 시대에 불안을 달래고 마음의 평안을 찾고 새로운 길을 탐색했다.
다음으로 쓰기다. 읽기가 음식을 곱씹어 삼키는 과정이었다면 쓰기는 그 내용물을 소화하고 내 마음의 근육으로 다시 키워내는 과정이다. 정제되지 않은 여러 내용을 교차시키며 자신만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과정은 자기객관화의 훌륭한 훈련이다. 글쓰기는 현재 처한 상황을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마음 챙김'을 연습한다. 내가 남이 되는 경험을 하며 내가 지금 겪는 불안과 우울과 걱정이 한순간이며 내 삶의 그저 작은 부분임을 깨닫게 된다. 운동하는 사람은 안다.
하루 운동을 빠지면 그 다음 날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마음훈련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하루 빼먹으면 근손실이 생기듯 마음훈련 또한 꾸준함이 중요하다. 인류는 종교를 통해 주기적인 마음훈련장을 마련해 왔다. 불교나 기독교 같은 종교는 법회나 미사와 같은 주기적인 마음훈련장을 제공한다.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 기도한다. 마음 근손실 예방을 위해 제도화된 장치다. 종교가 없는 경우 이런 주기적 마음훈련이 어렵겠지만, 헬스장을 가지 않는다고 운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항상 읽고 쓰고 운동하고 마음공부 하면 된다. 깨어있으라는 이야기다.
이 글은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사는 내게 주는 자기 조언이다.
2026년 5월 2일
신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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