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등학교. 서울시청역 10번 출구를 나와 조금 걸으면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을 만난다. 빌딩숲으로 가득한 서울 뒷편에서 만나는 독특한 공간이다. 역사와 녹음이 가득하다. 배재학당은 아펜젤러가 세운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이다. 배재학당의 고즈넉한 박물관을 걷다 보면 구한말과 일제시대 격동기 동안 한민족의 독립과 자립을 꾀했던 아펜젤러 일가와 배재학당 출신들의 노고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여운형, 이승만, 서재필, 김소월, 주시경 등이 배재학당 출신이다. 박물관 맨 마지막 동영상은 자성적 측면에서 인상적이다. 대통령까지 배출했던 한국 최초의 근대 교육 기관이 왜 지금은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지 자기반성이 나온다. 지금은 나아졌을까?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가르침과 달리 다친자의 아픈 상처만을 들쑤신다. 배재학당의 준거는 멀리 있지 않다. 아펜젤러의 눈으로 일을 바라보면 된다. 아펜젤러는 배재학당의 미래로 University of Seoul 또는 Seoul University을 꿈꿨다. 아펜젤러는 양반 자제가 학당에 노비를 대동하는 걸 금지하며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배재학당이 이번 문제 적당히 눈감으며 아펜젤러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고로 배재고등학교는 일제시대 때 전국체육대회의 전신인 '전 조선야구대회'를 최초로 개최했던 곳이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옆에 이를 기념하는 표지석이 있다. 체육대회를 통해 독립을 꿈꿨던 선배들이 이번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2026년 6월 30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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