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많은 문제는 소통의 문제다. 나와 나의 소통, 나와 타인의 소통, 나와 세상의 소통. 


언어의 분해능 혹은 해상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생각, 느낌, 기분, 감각을 고스란히 언어로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한계가 많다. 혹자는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때 1/10만 전달된다고도 하고, UCLA 심리학과 교수였던 메라비언은 언어가 소통의 7%만 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질적인 주장은 타당하지만, 1/10이니 7%니 하는 구체적 수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새겨들을 주장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는 수많은 감각 정보, 기억, 감정, 생각을 동시에 처리하지만, 말이나 글로 이야기할 때는 한 번에 한 단어씩 차례대로 내뱉을 뿐이다. 전형적인 직렬 처리 방식이다. 우리의 감정 또한 여러 감정이 뒤섞인 아날로그지만 그 감정이 언어로 발화되는 순간 이산적 디지털로 전환된다. 


우리가 슬픔을 느낄 때 그 안에는 상실, 미안함, 억울함, 후련함, 아련함이 미묘하게 연속적으로 섞여 있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단어라고는 '슬프다', '씁쓸하다', '우울하다', '먹먹하다'가 고작이다. 색, 맛, 형태를 말로 표현하면 정보는 더 많이 손실되고 왜곡되곤 한다. 목소리 톤이 배제된 문자는 더 많은 정보를 손실시킨다.


우리는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 심각한 문제일수록 만나야 한다. 카톡이나 이메일로 심각한 주제를 논의하다가는 정보 손실이 누적되며 파국적 오해로 치닫기 십상이다. 얼굴 보고 목소리 듣고 몸짓 보며 대화해야 제대로 된 소통이 가능하다.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여러 오해가 풀리고 반대로 상대방의 뻔한 거짓말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거짓말을 본능적으로 파악하도록 진화했다. 상대방의 눈빛, 얼굴 근육의 미묘한 변화, 대화 억양, 몸짓 등을 관찰하며 상대방 말의 진실성을 검증한다. 줌 미팅이 일상화된 현대에도 젠슨 황이 한국을 최근 두 번이나 방문하고, 몇 시간씩 비행하면서까지 대면 정상 회담이 오히려 더 많아진 이유다. 진심은 만나보면 드러난다.

 

 

 

2026년 7월 5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