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디선가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닌가? 이 나라의 대통령께서 세종시 문제를 전면적으로 국민적 재논의로 끌어 올리시면서 하신 말씀이시다. 아무리 생각하셔도 세종시 문제를 그냥 그대로 뒀다가는 자손만대 후대에 크나큰 죄를 지으실 것 같아 대통령까지 나셔서 이렇게 다시 논의를 하시는 거란다. 나라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정말 비단결 같다. 지난 정부 때 한나라당까지 합의해서 여야 합의로 법까지 통과됐고, 심지어 이 나라의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5번이나 공약으로 세종시 건설을 확언했으며,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별말 없으셨던 사업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세종시 했다가는 나라가 거덜나고 후대 자자손손 죄를 지으실 것 같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맞다. 아무나 이렇게 나라를 걱정하시는 게 아니다. 이런 마음 씀씀이가 있어야 한나라의 지도자가 되시는 거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보시는 분들은 역시 다르다.


2. 딱 1,000일에 22조 2천억원을 쓴다. 이게 뭘까? 바로 그 유명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1,000일에 22조 2천억 원이니 하루에 딱 222억 원 밖에 안하더라. 시간 당으로 따지면 한 시간 당 10억원 조금 못되는 돈을 쓰는 아주 작은 사업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니, 환경영향평가 쯤이야 그냥 강 하나에 한 달 씩 넉 달이면 충분한 거고, 이 정도 작은 사업이니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안하고 국민적 합의도 필요없이 해도 되는 거다. 이렇게 작은 사업해서 4대 강을 살려 보려는데, 나중에 정권 바뀌어서 좌파 정권이 발목을 잡으면 안되니 그냥 1,000일 내에 즉, 이 정권 내에 다 끝내고자 하시는 거다. 그 깊은 나라사랑의 마음 씀씀이에 내 가슴마저 느꺼워진다. 이것 또한 국가백년지대계를 위해서 적당한 타협 없이 추진하시는 거다. 그리고 이 사업을 추진하시면서 얼마나 많은 비난과 손해를 보시면서도 이를 감수하고 계신가? 국가백년지대계를 위해 욕까지 먹고 손해까지 보면서 추진하시는 사업인데, 국민적 합의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국가백년지대계만 생각하시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시면 된다. 


3. 이제 또 국가백년지대계를 위해 노력하시는 새로운 분이 나타나셨다. 애국자분들이 계속 나타나시는 걸 보니 한국은 정말 복 받은 나라다. 내가 사는 서울의 시장을 하시는 분께서 서울을 베니스와 같은 수상관광중심도시로 변모시키시겠다고 하신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할 것을 예측하시고 내놓으신 정말 탁월한 국가백년지대계이시다. 이미 미래를 위해 온갖 비난과 손해를 감수하시고 이 일을 추진 중이시다. 서울시가 수상관광중심도시 사업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수상택시 사업이 비록, 서울시 예측의 0.6%인 하루 평균 119명 만이 이용 중이고 1년에 8억 원씩 손해(!)가 쌓여가지만(관련기사), 이건 아직 서울시의 수상교통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서 그런 거다. 그러니 다시 백년대계를 위해 안양천과 중랑천에 2,000억 원 정도의 푼돈을 써서 이제는 수상버스(!)가 다닐 수 있게 하려고 하시는 거다.(관련기사) 이것만으로도 해수면 상승에 충분히 대처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셔서 이제는 진짜 온갖 비난과 손해를 감수하시고 동북아를 아우르는 '서해비단뱃길' 사업을 추진 중이신 거다. 생각해 보라.. 지구온난화로 서울이 물에 잠기면 여러분이 과연 자전거(!)로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오로지 이동 수단은 배 밖에 없을 거다. 미리부터 수상버스 타고 출퇴근 연습하고, 수상버스 막히면 수상택시 타고 다니는 걸 연습하고, 또 해외 나갈 때는 배타고 나가는 연습하시라는 거다. 그 마음 씀씀이에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다. 

4. 나는 그저 이 나라에 사는 게 행복할 뿐이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미리 생각하시고, 내가 이런 미래에 대해 고민할 틈도 주지 않으시고, 열심히 추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말이다. 사실 사는 게 얼마나 바쁜데 이런 먼 미래까지 나 같은 일반인이 고민하고 자빠져 있겠는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저...


2009년 11월 17일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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