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학교는 이 여름에 오싹할 괴담 같은 것 없냐? 새 학교라 그런 게 없으려나?"
"아니야. 있어."
"뭔데?"
"학교 지하에 이상한 곳이 있어. 선생님들이 절대 내려가지 말라고 하는 곳인데 계단이 계속 지하로 연결되어 있어. 그런데, 선생님들은 거기에 다녀오시거든."
"지하주차장인가 보네. 괜히 학생들 지하주차장 내려갔다가 사고 날까봐 선생님들이 못 가게 하는 거지."
"우리 학교 지하주차장 없어."
"어, 그래? 그럼 너희 추측은 뭐냐?"
"우리끼리 추측해 봤는데 선생님들이 사실은 외계인이고 선생님들이 그곳에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체실험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그리고, 교장실 앞에 유화로 그려진 초상화가 몇 점 걸려 있는데 사실 그 초상화의 모델들은 인체실험의 희생자가 아닐까 추측 중이지."
"그 초상화 그냥 미술 선생님 작품 아닐까?"
"어, 그럴수도 있는데 교장 선생님도 수상해. 왜냐면 교장 선생님은 항상 웃고 다니시거든. 교장 선생님이 항상 웃고 다닐 수가 없잖아. 우리가 맨날 사고 치고 난리인데. 교장 선생님도 그냥 인간의 탈을 쓴 외계인인 거지."
"선생님들한테 도대체 거기 뭐가 있냐고 물어봤어?"
"물어봤지."
"그랬더니?"
"거기 기계실이어서 배관이랑 전선이랑 있대. 위험해서 학생들은 못 가게 하는 거래. 근데, 그게 더 말이 안 되잖아. 기계실에 선생님들이 왜 가?"
"에이, 거기 선생님들 흡연실이네. 학교나 학생들 앞에서 담배 못 피우니 지하 기계실에서 피우는 거구만."
"억... 아, 그게 사실이면 이건 진짜 동심 파괴인데. 젊은 선생님들 거기서 많이 나오시던데."
"젊은 사람들이 담배 더 피워."
"아, 진짜 인기 많고 멋진 OO선생님도 맨날 거기서 나오시던데."
"멋진 것하고 흡연은 무관하지."
"아, 그래서 우리 학교 화재경보기가 맨날 울리나?"
"그럴지도 모르지. 선생님들한테 대놓고 물어봐. 선생님, 거기서 담배 피우시죠? 하고."
"아, 그건 못 할 것 같아. 그냥 선생님들이 외계인인게 더 좋아."

 

2022년 7월 7일
신상희 

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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