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 돌아온 지 벌써 한 달 반이 지나가고 있군요. 학교에서 배운 바를 회사에 직접 실천해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만, 지금 노력하는 방향이 옳은 방향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여하간 이러한 실천의 일환으로 작은 실험을 시작합니다. 우리 회사를 혁신의 용광로로 만들고, 그러한 혁신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사내 혁신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하는 것이죠. 쉽게 말해 사내에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모해서 이를 원가 절감, 사업 공정 개선, 신사업 발굴, 경영 혁신 등에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사의 문제점과 개선 대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회사 직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실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업무를 수행하며 고객들을 직접 만나고 대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 회사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에 대한 고객의 기대를 알기에, 무엇이 우리 회사의 문제인지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실제 직원들의 다양한 혁신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또 이를 실제 경영에 반영하려는 것입니다. 


혁신의 가장 좋은 모습은 아마도 도요타, 3M, 혹은 구글처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뭔가를 제안하고 이를 스스로 개선하고 사업화해 나가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 우리 회사는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이렇게 운영해 본 경험도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6개월 정도는 일종의 반강제적인 방식을 통해 직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를 반영하려 합니다. 이후에는 그 동안의 성과를 반영해서 또 방식을 바꿔보려 계획 중입니다. 벌써 6개월 뒤에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계획이 서 있습니다만 우선은 초기 성과를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매월 말에 수집된 혁신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와 반영은 과장, 차장급으로 구성된 6명 가량의 가칭 'Junior Board'를 통해 수행하려고 합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부장 이상급의 사람들은 이미 머리도 굳었고, 또 자기 생각이 최고라는 아집에도 상당 부분 빠져있습니다. 그래서 부장급 이상이 이러한 혁신 아이디어를 평가한다면 아마도 또 자기들(저를 포함하여) 입맛에 맞는 아이디어만 채택할 위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리되면 이건 혁신 아이디어가 아니라 아마도 경영진 아이디어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이에 따라 'Junior Board'를 통해 본 혁신 아이디어 제도를 운영하려는 것입니다.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가 지배했던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를 뒤집었던 도요타의 경영에 대해 많은 분석이 있습니다만, 그 중 항상 언급되는 게 바로 도요타의 현장 중심 경영입니다. 즉, 도요타는 실제 현장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항상 공정과 경영에 반영함으로써 원가를 비약적으로 절감하고 생산성과 품질을 극적으로 향상시켰던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혁신의 모습이 우리 회사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실 이러한 사내 혁신 아이디어 공모 제도는 한국의 많은 기업들도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에서도 이러한 제도를 통해 공정과 품질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실험하려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만 조금은 또 다르답니다. 겉으로 보면 '뭐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디어 공모하는 거네.' 정도로도 이해될 수 있는 제도입니다만, 이 제도를 통해 지향하는 바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이 혁신 아이디어 공모 제도를 단기적으로는 다른 기업들처럼 제품과 운영 혁신의 통로로 바라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제도를 일종의 혁신 유전자 풀로서 바라볼 것입니다. 즉, 경영진만이 아닌 직원들도 함께 회사의 미래 방향을 결정해 나갈 수 있는 경영혁신의 장으로 바라본 다는 것이죠. 조금은 길고 복잡한 이야기입니다만.. 여하간 이번 실험을 통해 뭔가 의미있는 결과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니 그에 따라 운영 및 실천 방안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결론적으로 그냥 직원들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구요, 이러한 제도의 참여 유도를 통해 직원 한 명 한 명을 혁신전도사로 이끌어내 볼 계획이라는 것이죠. 근데 잘 될 지 안될 지 저도 사실 궁금하네요. ㅎㅎ 많은 분들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도 하시던데, 시도는 해 봤는지도 사실 궁금하구요.. 

여하간 성공을 기원해 주시기를..

2011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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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뚜와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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